1/11/2015

JIN AIR 스톱모션 광고






세대를 아우르는 마니아층을 보유한 레고(LEGO)나 플레이모빌(Playmobile) 같은 피규어들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오브제로 자주 사용된 바 있습니다. 최근에는 스톱모션 스타일의 CG영화 <레고 무비(The LEGO Movie, 2014)>가 개봉되어 그 사그라들지 않는 인기를 다시 한 번 과시하기도 했지요.

우리나라에서도 2014년 11월 플레이모빌을 이용한 진에어 광고가 런칭되었습니다. 1차 광고인 ‘후쿠오카’편의 뒤를 이어 12월에는 2차로 ‘코타키나발루’편이 나왔구요. 이 두 편의 광고는 친근한 피규어들의 신나고 경쾌한 리듬감을 볼 수 있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입니다. 애니메이팅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스톱모션용 인형이 아닌, 움직임에 제약이 있는 피규어를 그대로 사용한 탓에 애니메이팅에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 광고 컨셉에 맞는 흥겨운 분위기와 움직임이 멋지게 표현된 광고입니다.

이 광고를 제작한 사람은 ‘쇼타임 스튜디오‘의 김준문 감독입니다. 이미 업계에서 그는 자신만의 독특한 캐리커처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모든 과정을 혼자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감독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김준문 감독의 대표작인 무한도전의 클레이 애니메이션과 메리츠 화재의 퍼펫 애니메이션 광고는 다들 한 번쯤 접해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작년 12월에는 국내에서 제작한 스톱모션 광고가 미디어에 유달리 자주 노출되었습니다. 최소 네 편이었던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요. 확인해본 결과, 모두 쇼타임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광고였습니다. 이렇게 많은 수의 광고가 동시다발적으로 방영된 점, 그리고 그 모든 광고를 특정 스튜디오에서 전부 만들었다는 점은 스톱모션 업계에서 그리 흔한 일이 아닙니다.김준문 감독은 한 달에 최소 두 편 정도의 광고 제작에 참여한다고 합니다. 많게는 한 달에 네 편이나 되는 광고에 참여한다고 하니 준비와 촬영기간이 짧은 광고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가히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더군요.

김감독의 쇼타임 스튜디오를 생각하면 클레이 애니메이션이 자연스럽게 먼저 떠오릅니다. 클레이 애니메이션의 거장 윌 빈튼도 극찬한 김준문표 캐리커처 캐릭터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쇼타임 스튜디오의 포트폴리오를 찬찬히 살펴보면 최근 몇 년간은 스톱모션의 다양한 세부 장르에 도전하고 실험하는 시기였고 지금은 10여년이 넘은 그의 치열했던 경력에서 나온 솜씨가 완숙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김준문 감독은 컷아웃, 픽실레이션, 페이퍼, 피규어, 의류, 가방 등 거의 모든 오브제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광고를 만들고 있습니다. 오히려 다루지 않은 오브제를 찾는 게 더 빠를 정도죠. 지상파나 케이블, 그리고 인터넷에서 봤던 다양한 스톱모션 광고들 중 열에 아홉은 김준문 감독의 쇼타임 스튜디오에서 만든 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KT, SK텔레콤 등의 통신사 광고에서부터 다음, 코카콜라 같은 대기업 광고, 그리고 유아용 장난감 광고까지 말이지요.

우리나라에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이용한 광고나 홍보영상 제작에 참여할 경우, 손이 여간 빠르지 않은 애니메이터가 아니고서는 광고주와 광고 프로덕션을 만족시키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 제작기간이 매우 짧거나 애니메이터가 광고 촬영장에 당일 투입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지요. 실제로 어느 프로덕션이 알음알음 고용한 애니메이터의 서투른 실력 때문에 촬영 당일 광고주 앞에서 낭패를 봤다는 얘기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제작을 실제 담당하는 사람이 어떤 작업을 얼마나 많이 했느냐, 즉 다시 말해 ‘경험’이 중요한 건 광고 촬영현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돌발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노하우와 순발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알기로 광고 촬영시 혼자 인형과 세트를 수정하며 애니메이팅까지 할 수 있는 경험 많은 감독급 인력은 두어 명에 불과합니다. 김준문 감독은 광고 프로덕션과 여러 작업을 함께 하며 쌓은 신뢰를 통해 지금처럼 많은 작품을 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스톱모션 스튜디오 입장에서 세트와 퍼펫을 이용한 스톱모션은 오브제를 이용한 스톱모션보다 시간과 노동력의 측면에서 더 큰 부담이 되는 게 사실입니다.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퍼펫 애니메이션을 이용한 광고와 홍보물의 단가가 들인 시간과 노력에 비해 저평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쇼타임 스튜디오의 포트폴리오를 보고 있자면 김 감독이 효율적인 스튜디오 운영에 대해 고심한 흔적들을 조금이나마 읽을 수 있습니다. 김 감독은 우리나라에서 클레이 애니메이션의 자타공인 최고 실력자이면서도 본인의 주특기 장르만이 아니라 스톱모션 세부 장르로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현실적인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우리가 환영할 만한 건 우리나라에도 여러 가지 오브제를 사용해 스톱모션의 다양한 모습을 일반인에게 보여주는 쇼타임과 같은 스튜디오가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스톱모션하면 퍼펫이나 클레이애니메이션이 전부라고 알고 있는 일반적인 선입견을 깨고 있다는 말이죠. 이거야말로 진정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대중화’가 아닌가 합니다.

스톱모션 스튜디오의 운영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김준문 감독의 ‘쇼타임 스튜디오’는 광고시장의 다변화된 니즈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한사람의 천재성을 기반으로한 감독 중심의 스튜디오 형태를 정착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스톱모션의 확장성에 초점을 맞추면서 상업 스튜디오의 생존방법을 모색하고 있기도 하지요. 반면, 앞서 다른 포스트에서 다룬 적이 있는 양종표, 이희영 두 감독의 ‘콤마 스튜디오’의 경우에는 척박한 한국 스톱모션 환경에서 유기적인 팀 작업을 위한 전문가 스텝 시스템을 꾸준히 실험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두 스튜디오는 지속적으로 작품 활동을 하면서 한국적 스튜디오 시스템을 연구하는 것만이 살아남는 방법이라는 선례를 한국 스톱모션 역사에 남기고 있습니다. 저는 전설의 사업가 감독들이 자신들의 스튜디오가 스톱모션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는 등의 번지르르한 사탕발림으로 젊은 스텝들을 선동했야만 했던 시절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지저분한 흔적만 남기고 사라져버린 지금 이 순간, 더 명확해진 점이 있다면 그건 바로 우리 스톱모션 역사가 꾸준히 활동하는 작업자의 몫이라는 사실입니다. 오늘도 촬영을 하고 있을 쇼타임 스튜디오의 김준문 감독 같은 대중예술 작업자들 말입니다. 2015년 새해에는 좋은 작업자라고 불릴 만한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한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11/19/2014

Amway Korea Advertising




이번 암웨이 기업광고는 오랜만에 보는 신토불이(^-^) 풀 스톱모션 광고입니다. 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만한 극강 비주얼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광고에서는 크기의 왜곡이 없는 라이프 사이즈의 세트가 사용됐는데요. 광고에 나오는 서랍 안 모형 및 풍경의 크기는 작아서 애니메이팅하기 적당한 사이즈가 아니라는 걸 아실 겁니다.

여기에서는 서랍이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작은 크기의 인형들로 속칭 ‘떼샷’이라고 불리는 그룹 애니메이팅이 능수능란하게 이뤄지는, 꽤 난이도가 높은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농사짓는 모습의 트랙킹샷이 나오는 초반부와 낙하산이 떨어지면서 낮과 밤이 바뀌는 빌딩숲을 촬영한 마지막 부분은 이 광고의 백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감탄사가 절로 나왔던 멋진 장면들입니다.

이 광고를 만든 콤마스튜디오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흥미로운 회사입니다. 콤마는 제작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가지고 자력으로 300여 평의 스튜디오 공간을 마련했고, 작업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모션 컨트롤러와 같은 고가의 제작 장비에 아낌없는 투자를 해왔습니다. 이 암웨이 광고에서 볼 수 있는 부드러운 화면 이동은 보유한 두 대의 모션 컨트롤러를 사용한 결과물입니다.

또한 콤마는 10년 넘게 꾸준히 장편 및 시리즈 프로젝트를 담당해온 파트별 스텝들을 보유하고 있어 장편까지도 별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다소 한국적 풍토에서는 희귀한(?!) 스톱모션 전문 스튜디오입니다. 이 스튜디오는 출발점 자체가 장편과 시리즈물 제작이었기 때문에 제작능력과 작업의 질적인 면에서 여타 스튜디오들과는 확연하게 차별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타 애니메이션보다 스텝 개개인의 기여도가 높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에서는 다양한 프로젝트에서의 경험을 통해 세월로 다음어진, 숙련된 인적자원을 보유하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번 암웨이 광고에서 콤마의 다져진 팀워크를 엿볼 수 있다고 봅니다. 게다가 몇 주 안되는 짧은 시간에 세트 제작부터 촬영까지 마쳤다고 하니 콤마의 제작능력에 다시금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사실 우리나라의 작업 환경에서 상업 스튜디오의 스텝으로 한 회사에서 오랜 기간 동안 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스튜디오조차 살아남기 힘든 작은 시장 규모가 그 주된 이유이긴 하지만, 스텝들의 고혈을 짜냈다는 입소문이 전해지는, 이름만 번드르르한 사업가 사장님들도 여기에 한몫했습니다. 이제는 결과적으로 실력 좋은 스텝들은 이미 업계를 떠났고, 그나마 남아 있는 인력 또한 미래를 고민해야 하는 입장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하나의 업계라 부르기 창피할 정도로 몇 곳 안되는 스튜디오들은 인력난이라는 악순환을 겪게 된지 오래입니다.

이렇게 상업 스튜디오가 살아남기 힘든 현실에서도 수익성과 제작의 질이라는 두 화두를 안고 끊임없이 고민하는 콤마스튜디오의 열정에 오랜 시간 업계에서 동고동락한 동료로서 큰 박수를 보냅니다. 그리고, 스톱모션 역사가 비교적 짧은 국내에도 해외의 웬만한 스튜디오를 능가하는 콤마와 같은 규모의 스튜디오가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10/14/2014

그려진 스톱모션 – AUG(DE)MENTED REALITY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매력은 퍼펫을 비롯한 일상의 오브제를 이용 할 수 있다는 점과 다양한 예술 장르와 콜라보레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두가지 장점을 모두 보여주는 작품<Aug(De)Mented Reality>의 감독겸 애니메이터인 Hombre_McSteez는 셀에 캐릭터(감독은 ‘크리쳐’ (Creature)란 단어사용)를 창조해 현실에 덧붙이는 아티스트라고 자신을 소개합니다.

이 작품은 그려진 셀을 라이브 액션 세트에서 촬영한 애니메이션이지만, 한편으로는 특수효과 기법인 매트촬영을 연상시킵니다. 매트촬영에 움직임을 부여하기위해 드로잉과 스톱모션을 사용했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아이폰으로 촬영된 방식때문에 아마추어 같은 느낌을 주지만, 보고 난 후에 많은 생각이 들 정도로 긴 여운이 남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스치는 생각 중에 하나가 바로 스톱모션의 진화에 대한 하나의 가능성 일 수 있다는겁니다. 커져가는 작가에 대한 궁금증때문에 인터뷰 일정을 잡아 볼까 구상 중 입니다.



10/08/2014

피카피카 프로젝트의 LIGHT PAINTING 애니




2008년쯤 조명과 타임랩스 촬영을 이용한 애니메이션이 세계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기법을 이용한 광고가 이미 몇 편이나 공중파를 탔었죠. <Go! Go! PikaPika!!>는 ‘피카피카 프로젝트’가 동경을 배경으로 만든 영상입니다. ‘PikaPika Project’는 일본의 Light Painting 애니메이션 그룹이죠.

이 작품은 뮤직비디오 같은 느낌이 들지만 사실은 프로모션 영상입니다. ‘히카리(빛)’이라는 인터넷 회사를 위한 홍보 영상이죠. 커뮤니티 자료를 정리하면서 흥이 나서 한 편 올립니다. 나른한 오후 신나게 감상해 보세요.


10/07/2014

따끈따끈 스톱모션 크래커 광고 – RYVITA



부감 촬영을 이용한 작품들은 지난 몇 년간 너무 많이 감상해서 좀 식상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프로들뿐 아니라 아마들까지 이런 유행을 쫓아간 탓인지, 스톱모션 영상을 검색하면 부감 촬영방식을 사용한 영상이 어마무시하게 수두룩합니다. 부감 촬영이 오랜 역사를 지녔기도 하지만 보다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이란 점에서 그 유행이 불붙듯 번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한 가지 스톱모션 기법이 크게 유행하는 건 스톱모션의 대중화라는 측면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런 유행은 좋은 작품을 찾고자 하는 입장에서는 정말이지 고역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포스팅하는 Ryvita 크래커 광고를 보면서 디자인과 제작 능력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종이 한 장 차이로 식상한 걸 친근함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 말입니다.





10/06/2014

STOP-MOTION 2D 새로운 장르의 탄생?




유투브에서 2D 드로잉으로 오해 하실 만한 비쥬얼을 가진 <존 루이스백화점>의 작년 크리스마스 광고<The Bear & The Hare>편 입니다. 실제로 이 작품은 메이킹에서도 상세히 설명되었지만 스톱모션 기법으로 제작 되었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스톱모션과 2D의 콜라보입니다. 제작자도 인터뷰에서 말했지만 2D드로잉과 스톱모션 기법을 혼용해서 다음 세대의 미디어 기법을 실험해 보고 싶었다고 합니다.

‘왜’라는 의문은 이런 류의 실험적인 작품을 감상하면서 제일 먼저 가져보는 생각입니다. 어떤 작품은 작가가 던진 의문에 대해 가능한 상상을 하며 재미를 느낍니다. 반면에 어떤 작품들은 여전히 ‘왜’라는 미해결의 대답만을 남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해할만한 답변을 추론하든 못하던간에 작가가 최선을 다해 만든 작품을 감상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위 광고<존 루이스백화점, 크리스마스 프로모션>의 감독은 인터뷰에서 익숙하고 친근한 비주얼로 신선한 작품을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이 말에 대략 공감하지만 기법사용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진행중입니다. 멀티 레이어, 디즈니의 타잔, 심도, 펠릭스라는 단어와 더불어 ‘왜’라는 질문이 계속 맴도네요.





10/01/2014

감상평은 여러분에게 맡깁니다 – EAGER




작품 감상을 먼저 하고 코멘트는 각자의 몫으로 남기려고 합니다. 이 실험작을 몇 번이고 돌려 봤지만 의문투성이의 질문들이 머리 속을 맴돕니다. 작품에 대한 설명은 차후에 올리겠습니다. 그냥 편견없이 감상하길 바랍니다.

작품에 첨부된 감독의 권유사항입니다.
볼륨을 높이고, 조명을 끕니다.
화면사이즈를 최대로 만듭니다.
끊김없이 끝까지 시청 할 수있도록 파일이 로드될 때까지 기다립니다.  (러닝타임 8분 30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