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2/2015

오스카 와일드의 THE NIGHTINGALE AND THE ROSE



이번에 올린 <나이팅게일과 장미 The Nightingale and the Rose>는 지난달 베를린 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호주의 단편입니다. 이 작품은 2013년 Screen Australia(우리나라로 치면 영화진흥위원회나 컨텐츠진흥원)가 선정한 단편 애니메이션 지원 프로그램 선정작 세 편 가운데 하나죠.

이 애니메이션은 Del Kathryn Barton의 일러스트레이션 책을 토대로 탄생한 작품입니다. 일러스트 작가 Barton은 오스카 와일드의 동명소설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재해석해 이미 자국에서 유명 예술상을 받은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작품에도 공동감독으로 참여했습니다.

위 작품은 비록 트레일러에 불과하지만, 관객에게 강렬한 시각적 임팩트와 여운을 남기기에 충분한 영상입니다. 개성이 강한 일러스트레이션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기 위해 스톱모션 룩의 컷아웃 기법을 사용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처음에 이 작품은 스톱모션 냄새가 물씬 나는 컷아웃 작품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손으로 직접 움직였다고 보기에는 애니메이팅이 너무 디테일합니다. 궁금해서 인터넷을 뒤져봤지만, 지금은 아직 개봉 초기라서 작품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자료가 많지 않습니다.

그나마 제가 찾아낸 건 Screen Australia가 2013년에 지원작 선정 당시 공식 보도자료에서 이 작품이 ‘혁신적인 애니메이션 테크닉(innovative animation techniques)’을 사용할 것이라 밝혔다는 점, 그리고 이 작품에 참여한 Method Studios가 VFX(visual effects 시각적 특수효과) 전문 스튜디오라는 점입니다.

이런 자료를 근거로 내린 잠정결론은 이 애니메이션이 디지털 장비를 사용해 기존 일러스트레이션을 컴퓨터 상으로 옮기고 디지털 컷아웃 기법을 사용해 만든 작품이 아닐까 하는 겁니다.

사실 디지털 컷아웃의 장르적 정체성에 대해서는 의견들이 분분합니다. 그러나 다양한 애니메이션 작품을 기대하는 관객 입장에서는 장르와 관계 없이 눈이 즐거운 이런 참신한 작품들을 환영할 만합니다. <나이팅게일과 장미>는 작년에 이슈가 된 영국의 단편 <The Bigger Picture>만큼이나 올 한 해 영화제를 뜨겁게 달굴 기대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