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3/2014

극강의 경지에 도달한 종이인형 – 맥도날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은 클레이 애니메이션이 전부라고 생각하던 예전 어느 스튜디오 작업자의 광신에 찬 말을 듣고 한참이나 뭐라 이야기 해야할지 고민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답습'[踏襲]이란 단어의 사전적인 의미는 ‘예로부터 해 오던 방식이나 수법을 좇아 그대로 행하다’입니다. 모든 일이 마찬가지지만 경험이라는 것, 참 중요합니다. 여러 경험을 한데 모은 걸 기초로 만들어진 방식만큼 믿을 만한 것도 없구요.

그러나 선배들에게서 내려온 어떤 방식이든지 자신의 시스템에 안착되기 위해서는 냉정한 자기검열이 필요합니다. 필터링 없는 추종은 답습일 뿐이구요. 답습은 오류까지도 대물림이 되기에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책 한권 참고하지 않고 선배에게서 들은 말을 앵무새 마냥 되풀이하는 한 작업자와의 토론은 우리 업계에서 자주 되풀이되는 불합리한 시스템 복제의 예라는 생각이 들어 씁쓸했습니다.

클레이 애니메이션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대표하지 않습니다. 여러가지 애니메이션 장르 중 단 하나일 뿐입니다. 대표성이라면 클레이로 만든 인형을 움직여 만든 애니메이션을 대표할 뿐이죠. 그것도 혹자는 퍼펫 애니메이션, 모델 애니메이션이라고도 부릅니다. 왜냐면 현재는 클레이의 물성상 단점때문에 상업 스튜디오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일부에서 제한적으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랜만에 보는 종이인형 애니메이션입니다. 예전보다 우리나라 스톱모션이 다양화되고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거듭나고 있지만, 흔히 말하는 사고와 발상의 전환,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런 종류의 깔끔한 디자인과 내공이 느껴지는 애니메이팅을 볼 때면 감탄과 부러움이 먼저 느껴지는게 사실입니다.